top of page
KCAA_문화예술신문
POEM
번뇌 煩惱
대숲에 바람이 스치니
아련한 번뇌가
가슴 깊이 파고든다
비 내리는 산사에는
풍경소리 비에 젖누나
길 위에 서서
홀로 비에 젖는
나무만이 나를 반기도다
오솔길 사이로
우산도 없이
한 걸음 한 걸음
내 번뇌가 비에 젖고 있네
나를 보고 놀라
어디론가 날아간다
나도 어디론가 간다
어딘지 모를 곳으로.
내 번뇌도 함께 갔으면
사는 게 부질없는 건가
모든 것이 내 것 아닌 것을
헤어지고 만나고
버리고 다시 찾아 줍고
얼마를 더 버리고 주워야 할까
찬바람 아련한 속으로
절간 풍경소리 전해온다
이 소리마저 잠시 머물 뿐
<작가 노트>
나는 종교인이지만 시를 씀에 있어
남을 가르치고 일깨우려는 목적을 가지고
글을 쓰고자함이 아닌,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고
순수한 글을 쓰고자 했다.
- 자서自序 중에서

일공스님
시인 (2015, 문학예술 신인상 등단)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평생교육원 교수 (불교무용)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 박사과정수료
명예종교철학박사 (미국 로드랜드대학)
한국전통문화예술평론가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