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란 무엇일까? 
           ㅡ 나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중등 시절, 미술학원 한 달만 다니며 데생(dessin) 공부를 해봤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기도 했었다. 그러나 나의 미래의 꿈은 화가가 아니고 농장의 마술사 우장춘 박사였다. 대학에 갈 때는 집안 형편이 더 어려워져 학자금이 없는 대학을 선택해야 했다. 직장에 취직해서야 금전에서 다소 해방 되었다. 부모님 내의와 소고기도 사드리고 평소 갖고 싶은 것을 사기 시작했다. 포터블전축(지금은 무슨 말인지, 라떼 꼰대언어 같을 것이다)을 샀고, 당연히 수채화 물감과 켄트지, 유화 물감과 캔버스도 샀다. 우리 직장에서는 사법고시처럼 통과하기 힘든 승진 시험이 있었다. 그 과정을 통과해 책임자가 되고 나서는 승진에 대한 스트레스도 해소되었다. 그 후 틈나는 대로 화가 선생님 화실이나 문화센터를 들락거리기도 했다. 유화를 20여년 했고, 우연히 만난 모바일미술을 7년여 째하고 하고 있는 중이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야전 미술인이다. 좀 자랑하자면 내가 한국의 최초 프로(직업)모바일화가다. 그간 개인전 14회, 그룹전을 150여회 가졌다.  

1 전시장(갤러리)에서

관람객: “저는 그림 볼 줄 모르는데요” 묻지도 않았는데 가장 많이 듣는 대답이다.
나: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지금 그림 보고 계시잖아요”

관람객: “저, 진짜 그림 볼 줄 몰라요” 화가 여러분이 이런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없다면, 이런 말을 즐겼거나 관심 또는 기억력 부족일 수도 있다. 실제 못 들었을 수도 있겠지만... 왜, 묻지도 않는 그런 대답을 스스로 할까? 검찰청 조사관 앞의 피의자처럼... 나하고 말하기 전에는 갤러리에 걸린 그림을 잘도 보더니만.

2 논문 낼 일도 없지만, 그림 관련하여 생각과 연구를 많이 했다.

1. 왜 관람객에게 묻지도 않는데 “나는 그림 볼 줄 모른다.”고 할까? 나의 1차 결론이다. 
첫째, 요즘 전시장에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이 현대미술이 많다. 철학적, 개념적이고 나아가서는 너무 현학적이다. 
둘째, 대수롭지 않은 그림을 걸어 놓고도 작가나 평론가들이 목에 힘을 주고 어렵게 말한다. 
셋째, 나에게는 시답지 않게 보이는 작품인데, 저 사람들은 입에 침을 튀기며 칭찬한다. 더구나 알 수 없는 작품일수록 비싼 가격이다. 
넷째, 더 연구 중~  

 

2.그림 볼 줄 모르겠다는 관람객에게 감히 조언을 드려 본다.

 첫째, 테스 형 아니 훈아 형 노래 들을 때처럼 그림도 그냥 보면 된다. 방탄청년단(지금까지 소년이라 하기엔 좀 미안해서)의 노래처럼 미술도 그냥 즐기면 된다. 나는 뉴스 외엔 T.V.를 거의 보지 않기 때문에 위의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 본 적이 거의 없다. 그래도 간혹 ‘비 내리는 고모령’도 흥얼거리고, 유튜브로 ‘돌아오라 소렌토로’나 ‘라 쿰파르시타’의 감상에 젖기도 한다. 아마 지난 시절의 감상이 나의 DNA에 눌러 붙은 모양이다. 그렇다고 나를 나무라는 사람은 없다. 아침 뉴스에서 들은 말을 저녁 뉴스에서 “나는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엎어치기하는 세상이다. 그런데 구형 소변기(뒤샹의 샘)나 대형 상어 한 마리 썩지 않게 유리관에 담아놓은 것(데미언 허스트의 The Physical Impossibility of Death in the Mind of Someone Living)을 보여주며, 날더러 어쩌란 말인가? 지식인 축에 끼려면 고개를 끄덕끄덕하면 되고 싫으면 웃고 나오면 된다.

둘째, 원수도 사랑하라는 교회도 빠짐없이 나가는 우리인데, 그림 걸어 놓은 절친의 우쭐 댐에 맘 상하지 마시라. 그들의 영역이니 그러려니 하면 된다. 나도 합창단에서 또는 골프채를 들고 으쓱할 때도 있잖은가?

 셋째, 자기 나름대로 판단하면 된다. 내 맘에 들면 내게 좋은 것이고 아니면 아닌 것이다. 그런데 주관을 가지고 자주 보면 보는 내공도 커진다는 것을 알 필요도 있다. 주관을 가지고... 이런 방법은 어떨까? 내 애인에게 선물할 그림을 산다고 판단하는 방법이다. 밀레의 이삭줍기나 운보의 바보산수는 누구에게나 거의 환영 받을 것 같다. 그러나 그림 선물 받을 애인이 뛰어난 이론가이거나 철학자라면 달리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영자 서명이 있는 구형 소변기나 포르말린으로 처리한 유리관 속의 상어 또는 지금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장 미쉘 바스키아의 낙서화 등을 고려해 봄이 좋지 않을까?  

감히 범접 못할 현대 미술계의 황제 피카소의 그림을 ‘사기’라고 평을 해 나에게 까지 책을 팔아먹은 유럽의 평론가(에프라임 키숀, Ephraim Kishon)도 있다는 사실을 알 필요도 있다. 아무리 맛있는 등심구이도, 값비싼 싱싱한 회도 지속적으로 먹게 된다면 고역이 아닐 수 없다. 틈만 나면 부처님 공자님 예수님 말씀만 하는 선생님을 꼰대 선생님이라 한다. 가는 곳마다 르네상스미술로 도배되어 있다면 얼마나 지겨울까? 


세상도 예술도 다양하고 끝임 없이 변해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 현대예술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조금은 더 가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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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길

한국모바일아티스트협동조합 이사장

​사)한국문화예술가협회 고문

​한국 최초 프로모바일아티스트